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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람 이야기

돈 돌려받는 법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 진짜 통할까?

by 조삿갓 2025. 5. 20.

“돈 돌려받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누구나 한 번쯤은 돈을 빌려준 후, 막상 그 돈을 돌려달라고 말 꺼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은 몰랐던 적 있었을 겁니다. 친구, 가족, 동료.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조심스럽고 머뭇거리게 되죠.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그런데 정말 그 ‘한마디’만 잘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습니다. 하지만 말에는 분명 힘이 있습니다. 어떤 말투로, 어떤 타이밍에, 어떤 상황에서 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돈을 빌려준 입장에서 말로 어떻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실제 경험과 심리적인 설득 전략을 바탕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1.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 진짜 효과 있을까?

이 속담은 예로부터 말을 잘하면 어려운 상황도 해결된다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엔 단순한 예의 바른 말투만으론 부족합니다. 돈을 빌려놓고도 갚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죄책감보다 피하고 싶은 감정을 더 크게 느낍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부담스러운 말을 꺼내면 관계가 틀어질까 걱정되기도 하죠.

 

하지만 ‘말 한마디’가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떤 한마디냐 입니다. 정중한 말보다 상대의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나의 입장을 분명히 전하는 말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너도 어려운 건 알지만, 약속했던 날짜가 가까워져서…” 같은 말은 ‘공감 + 상기 + 예고’라는 3가지 요소를 자연스럽게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단지 예의가 아니라, 전략입니다.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을 지키는 방법.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 통하는 말 한마디’의 조건입니다.

 

중년 남성 2명이 돈 문제를 대화로 풀고 있는 장면
중년 남성 2명이 돈 문제를 대화로 풀고 있는 장면

2. 돈 빌려준 사람이 꼭 알아야 할 ‘빚 독촉 대화법’

막상 돈을 돌려달라고 말하려면, 어떻게 꺼내야 할지 정말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감정이 앞서서 "왜 아직도 안 갚아?"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조심스러워 아무 말도 못 한 채 속만 끓일 수도 있죠. 이럴 때는 '말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상대를 몰아붙이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은 분명하게 전해야 하니까요.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해보세요. "요즘 너도 많이 힘들지? 나도 다음 달에 처리할 게 있어서 그런데, 혹시 언제쯤 정리 가능할까?" 이 한마디에는 ‘네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공감과 ‘나도 사정이 있다’는 현실적인 사정, 그리고 ‘이제는 이야기하자’는 메시지가 함께 담깁니다.

 

또한 말투의 분위기도 중요합니다. 단호하기보다는 ‘부드럽지만 명확하게’가 핵심이에요. “지금 안 줘도 되지만, 언제쯤 계획 잡고 있는지만 알려줘”라는 말은 상대에게 여지를 주면서도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중요한 건 돈을 받을 수 있는 말이 아니라, 상대가 부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말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3.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심리적 설득’ 말투

솔직히 돈 이야기 꺼내는 것만큼 민감한 주제도 드뭅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관계만 틀어지는 건 아닐까, 말 한마디 잘못해서 오해를 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생기죠. 그래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뭐라고 말해야 하지?’ 하고 수십 번 머릿속에서 대사를 연습하다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서곤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단순한 용기보다 ‘심리적인 설득력’입니다. 예를 들어 “그때 이야기했던 날짜 기억나?”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전 약속을 상기시키는 말은 상대에게 ‘기억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 심리적으로 책임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대화의 시작을 이렇게 열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말 하기가 나도 쉽지 않은데…”라는 전제 한 마디만으로도, 상대는 ‘이 사람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꺼낸 이야기’라는 점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런 사소한 표현 하나가 말의 온도를 다르게 만듭니다.

 

결국 말은 설득이 아니라, 분위기입니다. ‘갚아라’는 압박이 아닌, ‘기억나지?’ ‘언제쯤 괜찮겠어?’ 같은 대화형 표현은 상대를 수동적인 입장이 아닌, 대화를 주고받는 입장으로 올려놓게 됩니다. 이럴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살짝 열리게 됩니다.

4. “언제 줄 건데?” 대신 통하는 ‘돈 돌려받는 말’

사실 돈 이야기할 때 제일 어렵고 민감한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언제 줄 건데?”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지만, 막상 그렇게 말하면 상대가 움츠러들고 대화가 끊겨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차라리 입을 닫아버리거나, 마음속으로만 끙끙 앓습니다.

 

이럴 땐 접근 방식을 조금 바꿔보세요. 직설적으로 묻기보다는, 상대에게 선택지를 주는 방식이 훨씬 부드럽고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해보는 겁니다. “이번 주랑 다음 주 중에 언제쯤이면 괜찮을까?”

 

이 말의 핵심은 책임을 지우는 게 아니라, 상황을 함께 의논하자는 느낌을 주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강요보다 선택의 여지를 주었을 때, 스스로 결정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 편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은 ‘돌려 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실용적인 대화법입니다.

 

또한 이런 식의 말은 나중에 약속을 어겼을 때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때 네가 다음 주 중 괜찮다고 했잖아”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다시 언급할 수 있으니까요. 압박감 없이, 그러나 흐트러지지 않게 흐름을 이어가는 데 적합한 말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대답을 억지로 끌어내는 게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말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겁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다가가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가 먼저 입을 열 가능성도 생깁니다.

5. 말로 해결 안 되면? 돈 받을 때 최악의 실수 3가지

아무리 말로 잘 풀려고 해도, 결국 상대가 반응하지 않거나 계속 미루기만 한다면 정말 답답하죠. 그럴 때는 감정이 먼저 올라오고, 결국엔 실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이럴 때 자주 하는 행동들 중에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실수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렇습니다.

  • 지인 앞에서 돈 얘기 꺼내기 : 순간은 통쾌할 수 있어도, 상대의 체면을 구기게 만들면 이후 대화 자체가 단절될 수 있습니다. 뒷말도 생기고, 감정의 골도 깊어집니다.
  • 법적 조치를 언급하며 위협하기 : "내용증명 보낼 거야", "고소할 수도 있어" 같은 말은 마지막 카드입니다. 너무 일찍 꺼내면 신뢰는 무너지고, 관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 아예 연락을 끊고 기다리기 : 이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가도 된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오히려 한 발 물러서서, 정리된 말과 기록으로 대응하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문자나 메시지로 "정확한 날짜를 정하자"는 식으로 요청하고, 가능하다면 간단한 메모 형태의 차용증을 다시 정리해서 보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말로 안 될 땐, 감정보다 증거 중심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조급함 대신 차분함, 감정 대신 기록. 그래야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 자신도 후회 없는 대응을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맺음말 : 말은 돈보다 강할 수도 있다

돈 문제는 결국 사람이 얽힌 일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는 말, 저도 살면서 절실히 느낀 적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로 고마운 사람을 잃기도 하고, 반대로 신뢰를 지켜내기도 하죠. 특히 돈을 빌려준 입장에서는 괜히 꺼냈다가 틀어질까 조심스럽고, 늦어지는 상황에 속만 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말하지 못하고 미루기만 하면, 나중엔 관계도 돈도 모두 놓쳐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필요한 건 ‘센 말’이 아니라 ‘잘 다듬어진 말’입니다.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내 입장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는 말. 감정보다 상황을 이해하고 조율하려는 태도.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 단순한 속담 같지만 결국은 우리가 얼마나 사람답게, 지혜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느냐의 문제 아닐까요? 돈을 돌려받는 일, 그 시작은 결국 말 한마디에서 출발합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그 한마디’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조금이나마 감이 잡히셨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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