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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람 이야기

결혼식 축의금, 어디까지가 의리일까? – 중년의 인간관계, 돈으로 흔들리지 않으려면

by 조삿갓 2025. 5. 10.

“이 친구 결혼할 때 10만 원 냈었나? 5만 원이었나?”

“얘는 왜 나한테 10만 원 냈지? 내가 20만 원 줬었는데…”

 

최근에는 결혼식에 초대받는 횟수가 줄었지만, 축의금을 둘러싼 고민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금액을 결정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찜찜해지는 이유. 바로 ‘의리와 계산’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축의금 문제를 통해, 중년 이후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결혼식 축의금 봉투와 청첩장 이미지
결혼식 축의금 봉투와 청첩장 이미지

 

❙  축의금, 단순한 ‘돈’이 아닌 ‘메시지’입니다

축의금은 금액 자체보다도 '관계의 깊이'와 '마음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문제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 어떤 사람은 “친한 친구면 당연히 20만 원 이상”이라 생각하고,
  • 어떤 이는 “예식장의 식사대가 1인당 5만 원은 넘는데, 최소한 10만 원은 내야 예의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 누군가는 “요즘처럼 불경기에는 5만 원이면 되지 않나?”라고 여깁니다.

특히 중장년층은 과거에 넉넉히 챙겨줬던 기억 때문에, 상대방이 ‘내가 기대한 만큼’ 주지 않으면 서운함을 느끼게 됩니다. 심지어 “내가 그때 10만 원 냈는데, 얘는 왜 5만 원밖에 안 해?”라며 관계가 소원해지는 일도 생깁니다.

 

이처럼 축의금은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간의 감정과 기억이 얽혀 있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  중년이 되면 축의금 기준도 달라져야 합니다

20 - 30대에는 축의금을 ‘관계 유지 비용’처럼 여겼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중년에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 경제적 여유도 사람마다 차이가 크고,
  • 예전만큼 자주 보지 않는 관계도 많아지며,
  • 축의금 자체가 생활에 부담이 되는 시기도 찾아옵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 상황에 맞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내가 받았으니 그만큼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인간관계는 부담이 되고, 결국은 피하게 됩니다.

❙  중년 축의금,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현실적인 3가지 기준

●  ‘과거가 아닌 현재의 관계’를 기준으로

예전엔 친했지만 지금은 연락이 거의 없다면, 그때와 같은 금액을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축의금은 ‘과거에 대한 보답’이 아니라 ‘현재 관계의 표현’입니다. 시간은 흐르고 관계도 변합니다. 축의금도 그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나의 재정 상황’을 먼저 고려

은퇴했거나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무리해서 줄 필요는 없습니다. 가까운 사이라면, 오히려 전화 한 통이나 따뜻한 축하 인사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축의금은 형편에 맞게 하되, 진심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내가 주고도 개운할 수 있는 금액

축의금은 내가 준 뒤에도 마음이 편해야 합니다. 억지로 내고, 이후에 “괜히 줬다”, “손해 봤다”는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더 이상 순수한 축하가 아닙니다.

 

‘내가 주고도 개운할 수 있는 금액’은 각자 형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기준은 돈이 아니라 내 마음이어야 합니다.

❙  ‘나보다 적게 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사람을 잃을 수 있습니다

축의금 문제는 종종 인간관계에 균열을 만듭니다. 그런데 그 균열의 시작은 '상대방이 나보다 덜 냈다'는 판단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우리는 돈으로 사람을 계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랜 친구가 결혼식에 5만 원만 냈다고 실망했던 한 지인은 저에게 이렇게 말한 적 있습니다.

 

“그 친구가 내 결혼식에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건데, 나는 왜 그때 돈만 들여다보고 있었던 걸까.”

 

그는 시간이 흐른 뒤,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야 비로소 그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결국 돈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자리에 함께해 준 마음이라는 걸 늦게서야 알게 된 것이죠.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는 돈의 크기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마음속에 계산기를 내려놓을 때, 인간관계는 더 단단해집니다.

❙  맺음말 : 축의금은 ‘마음의 금액’이어야 합니다

중년  이후의 인간관계는 더 이상 의무감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억지로 이어가는 관계보다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관계가 오래갑니다. 부담이 되면 멀어지고, 편안해야 지속됩니다.

 

축의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억지로 맞추는 금액이 아니라, 내가 이 관계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담은 진심의 표현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누군가의 결혼식에 초대받았을 때, 금액보다 먼저 ‘나는 이 사람을 어떻게 축하해주고 싶은가’를 떠올려 보세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나에게 맞는 축의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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