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사람을 잃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가까운 친구, 형제, 심지어 오랜 인연의 동창까지. 처음에는 "그래, 내가 도와줄게" 하며 선뜻 내밀었던 손이 결국엔 큰 후회로 돌아오기도 하죠.
특히 중장년층은 인생을 살아오며 쌓아온 인간관계가 많기 때문에,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오늘은 돈을 빌려줬다가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꼭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에 대해 정리해 드립니다.
◆ "얼마를,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 것인지" 반드시 문서로 남기기
사람 사이에서 돈 이야기를 꺼내는 건 민망한 일입니다. 더구나 친한 사이일수록 ‘서로 믿고 쓰면 되지, 뭘 그렇게 딱딱하게 하냐’는 분위기가 생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돈은 ‘사적인 관계’가 아니라 ‘계약의 대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조건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금액 : 정확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한 200쯤'이 아니라 ‘정확히 200만 원’으로.
- 기한 :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 날짜를 분명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 이자 : 무이자일 경우 '이자 없음'이라고 적고, 이자가 있다면 '연 5%'와 같이 구체적으로 명시하세요.
- 방법 : 현금으로 줄 건지, 계좌로 이체할 건지, 분할 상환인지 등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 ‘차용증’을 작성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꼭 공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사인하고 사진이라도 찍어 두면 나중에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세요. 오히려 신뢰 있는 관계일수록, 서로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 법입니다.
◆ 감정 섞지 말고, '거래'로 생각하기
-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 "나 같으면 벌써 갚았다"
- "그때 내가 어떻게 도와줬는 줄 알아?"
이런 말은 갈등을 키울 뿐입니다. 돈을 빌려줬다면, 그 순간부터는 감정 대신 원칙으로 관계를 다뤄야 합니다.
특히 중장년이 되면 오랜 인연에 대한 감정이 크기 때문에, 작은 실망이 더 큰 분노로 번지기 쉽습니다. 돈을 갚지 않는 상대방보다, 스스로의 실망과 배신감에 더 분노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빌려주기 전부터 “이 돈은 안 갚아도 좋다 생각할 수 있을 만큼의 금액만 빌려줘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인간적인 연민이나 호의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도와주는 것, 이것이 후회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 갚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 먼저 판단하기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은 대부분 ‘급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판단할 여유도 없이 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 지금 이 사람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상황인가?
- 과거에도 약속을 잘 지켰던 사람인가?
- 나 외에도 여러 사람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건 아닌가?
특히 과거에 빌린 돈을 제때 갚은 적이 없는 사람,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너무 쉽게 말하는 사람, 도움을 요구하면서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면 단호하게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마음이 결국엔 더 큰 손해와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상황을 너무 감정적으로 호소하거나, 타인을 원망하는 말이 많은 사람도 주의해야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지 못하는 사람은 상황이 나아져도 책임감 있게 행동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상대방이 갚을 능력과 의지를 갖추었는지 현실적으로 판단해 보는 것이, 나와 그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입니다.
▶️ 맺음말 : 돈보다 중요한 건 사람, 그러나 사람을 지키려면 원칙이 필요
아무리 친한 사이더라도 돈을 빌려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만큼 신중해야 하고, 더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단순히 '도와주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빌려주는 것도 기술입니다. ‘도와줬다’는 만족감에 머물지 않고, 내가 지키고 싶은 관계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이 글을 보신 후, 혹시 빌려준 돈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면, 앞으로는 꼭 위의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지금 누군가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결국, 나도 지키고 사람도 지키는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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