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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귀촌 현실 : 시골생활 불편한 점 6가지 정리

by 조삿갓 2025. 3. 28.

은퇴 후 귀촌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저도 은퇴 후 귀촌을 선택해 시골에 내려온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이제 좀 느긋하게 살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은퇴 후 귀촌의 단점과 시골생활의 불편한 점 6가지를 솔직하게 공유해보려 합니다. 귀촌을 준비 중인 분들께 시골생활의 현실을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농촌-마을-풍경
농촌 마을 풍경

1.  의료 접근성 - 병원 한 번 가는 게 큰일입니다

시골에 살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의료 접근성 문제입니다. 도시에선 걸어서 10분 거리에도 병원이 있고, 아프면 바로 진료받는 게 가능하지만, 시골은 다릅니다.

 

제가 사는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의원까지 차로 3040분 걸립니다. 그나마도 전문 과목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형외과나 내과처럼 세부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도시로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합니다.

 

특히 고령자나 운전이 어려운 분들에겐 도시로 이동 자체가 큰 부담이 됩니다. 보건소나 작은 의원은 진료 시간이 제한돼 있고, 주말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응급상황이 생기면 정말 막막해집니다.

 

실제로 저는 겨울에 눈길에 미끄러져 손목을 다친 적이 있는데, 토요일 오후라 근처 의원은 모두 닫았고, 결국 도시로 이동해 응급실을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 귀촌 팁 : 집에서 가까운 병원 위치와 진료 과목을 미리 확인하고, 진료 일정도 계획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집 안에 비상약과 가정용 의료기기(혈압계, 체온계 등) 구비는 필수입니다.

2.  벌레 출몰 - 생각보다 자주 마주칩니다

시골은 자연과 가까운 만큼 벌레와의 동거가 필수입니다. 모기, 날벌레, 바퀴벌레는 기본이고, 여름철엔 지네, 독충, 거미까지 집 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창문 틈이나 하수구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비라도 오고 나면 활동량이 많아져 곤란한 상황이 생기곤 합니다. 저도 귀촌 첫 해에는 집 안에 지네가 들어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도시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던 저희 부부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고, 그 이후로는 방충망 보강,  문틈 실리콘 처리, 외벽  주변 제초작업 등을 철저히 하게 됐습니다.

 

시골은 주변에 논, 밭, 숲이 있다 보니 벌레가 집안까지 침범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벌레 침범을 예방하기 위한 대비는 꼭 필요합니다. 

 

☑️ 귀촌 팁 : 벌레 퇴치제, 방충망 보강, 습기 제거용 제습기 준비는 시골생활의 질을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주기적인 방역 작업이 큰 도움이 됩니다.

3.  난방비 폭탄 - 등유 드럼통 2통이 순식간에 없어집니다

도시에서는 관리비에 난방비가 포함돼 있고, 중앙난방이나 지역난방 덕분에 난방 걱정이 적지만, 시골집은 다릅니다. 제가 사는 집은 단독주택이고, 난방 방식은 등유 보일러입니다.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많고,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따뜻하게 지내려면 보일러를 하루 종일 틀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일러를 하루 종일 틀면 한 달에 드럼통 2개 분량(400리터) 정도는 금방 없어집니다. 등유 가격도 생각보다 비쌉니다. 2024년 12월 기준 드럼통 하나에 28만 원 안팎인데, 겨울 4개월간 난방비만 200만 원 넘게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난방을 아끼려 전기장판이나 난로를 병행하기도 하지만, 온기가 오래가지 않아 결국 다시 보일러를 켜게 됩니다.

 

☑️ 귀촌 팁 : 난방비 부담을 줄이려면 단열 보강, 보일러 성능 점검, 벽난로 설치 같은 사전준비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한겨울 내내 이불속에서만 지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농촌-들판-풍경
농촌 들판 풍경

4.  생활소음 -  '조용한 시골'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시끄럽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골은 조용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면 그 조용함은 착각일 뿐입니다. 다른 종류의 소음이 있을 뿐이죠.

 

가장 먼저 들리는 건 닭 울음소리입니다. 아침 일찍 닭이 울면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장님의 마을방송, 마을 회관 확성기, 경운기, 예초기, 트랙터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립니다.

 

특히 농번기 시즌(모내기, 수확철)에는 새벽 5시부터 경운기 시동 소리가 들리고, 해가 질 때까지 각종 기계 소음이 이어집니다. 들판에서 일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처음 귀촌한 분들은 이 소음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인근에 개를 키우는 가정이 많이 있다면 개 짖는 소리도 자주 들리고, 가끔씩 야생동물 울음소리까지 들려 한 밤중에  깨어날 때도 많습니다.

 

☑️ 귀촌 팁 : 새벽 방송이나 동물 소리에 민감한 분들은 귀마개나 창문 방음 필름을 활용하고, 마을 선택 시 조용한 위치인지 미리 확인해 보세요.

5.  지역 주민과의 관계 - 좋은 분도 많지만, 피곤한 경우도 있습니다

시골의 인심이 따뜻하다는 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따뜻함은 '가까워져야 느껴지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인사도 잘 받아주고 반찬도 나눠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을 분위기에 어울리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마을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눈총을 받기도 하고, 마을 찬조금을 내지 않으면 무언의 압박을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엔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주민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마을 행사에도 안 보인다", "왜 저 사람은 마을에 찬조금도 안 내냐"라는 얘기가 돌더군요.

 

또한 사소한 일에도 간섭을 많이 합니다. "누가 집에 다녀갔는지", "서울엔 왜 갔다 왔는지" 같은 사적인 이야기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마을 공동체 문화가 아직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도시와 같은 개인주의적인 생활방식은 마을 분위기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  귀촌 팁 : 마을 주민들과 관계를 잘 쌓으면 든든한 이웃이 되어 줍니다. 다만 그 관계를 쌓기까지는 시간과 정성,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6.  인터넷과 통신 문제 - 스마트폰 하나도 잘 안 터지는 곳도 있습니다

시골이라도 이제는 다 인터넷 잘 되지 않냐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광랜이나 기가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마을도 여전히 많이 있고, 휴대폰 수신이 잘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은 처음엔 인터넷 설치조차 어려웠습니다. 통신사에 문의하니, 광 케이블을 따로 연결해야 한다며 추가 설치비로 100만 원 이상을 요구하더군요. 휴대폰 역시 특정 통신사는 신호가 약해 집안에서는 거의 터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녀들과의 연락, 금융서비스 이용, 온라인 행정 처리 등도 인터넷으로 쉽게 할 수 있는데, 통신환경이 열악하면 생활에 불편함이 많습니다.

 

☑️  귀촌 팁 :  귀촌 전 해당 지역의 인터넷 설치 가능 여부와 속도, 통신사별 휴대폰 수신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7.  마무리 - 불편을 피하려 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자

시골생활은 분명히 매력도 있고 여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6가지 불편함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중요한 건, 이런 불편을 미리 알고 대비하느냐, 아니면 막연한 기대만 안고 내려왔다가 당황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귀촌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막연한 기대보다는 실제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미리 챙겨보고 단단하게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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