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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 시골생활

귀촌하면 생활비가 줄까? - 시골 생활비와 도시 생활비 비교

by 조삿갓 2025. 4. 22.

"시골로 내려가면 생활비가 확 줄겠지"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기대를 합니다. 도시의 높은 주거비, 교통비, 외식비 부담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검소하고 단순한 삶을 살면 당연히 지출도 줄어들 거라 생각하죠.

 

그런데 실제 귀촌을 해보면, 그 기대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생활비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그건 '조건부'입니다. 시골 생활은 도시와 다른 방식으로 돈이 나가고,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새로 생겨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역시 귀촌 전에는 "연금만으로 충분히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려와 보니 계산이 좀 달라졌습니다.

 

귀촌한-가족이-평화로운-시골마을에서-도시와-시골-생활비를- 비교하는-모습
귀촌한 가족이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도시와 시골 생활비를 비교하는 모습

 주거비는 확실히 줄어든다

우선 가장 눈에 띄게 줄어든 항목은 주거비입니다. 도시의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시골의 집값은 정말 착하게 느껴집니다.

구 분 도시(서울 아파트 기준) 농촌(면 지역 단독주택 기준)
매매가(33평) 8 15억 원 1 3억 원
전세(33평) 3 7억 원 5천만 원 1억 원
월세(33평) 100 200만 원 30 50만 원
관리비 15 30만 원 없음

※ 위의 금액은 추정치이며,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시골 주택은 매매가 자체가 수천만 원 수준이라, 대출 부담 없이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수리비'라는 복병이 있습니다. 오래된 시골집은 단열이 약하거나, 지붕이 새거나, 정화조가 오래되어 악취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계약했다가 수리비로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싸게 산다'는 개념보다는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집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진짜 주거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식비는 줄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는 농사지은 채소로 식비를 줄일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텃밭에서 무·배추·상추 등을 길러 먹으면 신선한 식재료를 거의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 시골에서도 쌀, 고기, 생선, 과일 등은 여전히 사야 합니다

 

 ●  대형 마트가 멀어서 읍내 슈퍼를 자주 이용하면 단가가 비싸집니다

 

 ●  자잘한 재료 하나 사려고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니 교통비가 추가됩니다

 

게다가 채소를 키운다고 해도 종자, 퇴비, 농약, 농기구 구입 등 부대비용이 생기고 시간과 노동도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결국 시골 식비는 도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손이 더 많이 가는 구조입니다.

 난방비, 교통비는 오히려 늘 수 있다

시골 단독주택은 도시 아파트와 달리 난방 효율이 매우 낮습니다. 특히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집의 경우, 겨울철 한 달 난방비만 50만 원 이상 들기도 합니다. 드럼통 등유가 한 통(200L)에 25만 원 정도 하는데, 추운 겨울날엔 한 달에 23통씩 쓰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교통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시골에서는 차 없이 생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부부가 따로 차량을 써야 하는 경우도 많고, 자잘한 장보기나 병원 다녀오는 것도 기름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보험료, 정기 점검, 차량 노후에 따른 교체비까지 생각하면 도시보다 교통 관련 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의료비와 교육비는 지역에 따라 편차 크다

시골 병원은 진료비가 도시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의료비 자체는 줄 수 있지만, 접근성에서 오는 불편함은 비용 이상의 스트레스를 줍니다. 감기나 가벼운 질환에도 병원이 멀면 방치하거나 참고 넘기게 되죠. 이게 나중에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교육 문제도 생각해야 합니다. 시골에는 학원이 거의 없고, 학교까지 거리가 멀 수도 있습니다. 결국 도시에 위탁하거나, 주말마다 이동하는 교육 비용+이동 비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귀촌의 핵심은 '소득 구조 변화'에 달려 있다

귀촌해서 생활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고정 수입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 공무원 연금, 국민연금처럼 매달 들어오는 돈이 있거나

 

 ●  온라인 재택근무, 농산물 판매, 작은 부업이라도 수입이 생기면 생활비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반면, 아무런 수입 계획 없이 내려오면 "시골이라 돈이 안 들 거야"라는 기대는 한두 달 만에 무너지고, 결국 도시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 마무리 : 생활비가 줄까? → '준비된 사람에게만' 줄어든다

귀촌한다고 무조건 생활비가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줄어드는 항목도 있고, 늘어나는 항목도 있으며, 무엇보다 새로 생기는 비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 빠져나온 만큼 단순해진 삶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그만큼의 경제적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진짜 안정적인 귀촌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귀촌은 절약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전환'입니다. 그 전환을 미리 준비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한 사람만이 정말 생활비를 줄이며 만족스러운 '시골살이'를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