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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 시골생활

가족 없이 혼자 귀촌해도 괜찮을까? 시골에서 혼자 살아본 이야기

by 조삿갓 2025. 4. 11.

귀촌을 고민하는 중장년층 중엔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족이 반대하는데, 나 혼자 귀촌해도 괜찮을까?"

 

저 역시 50대 초반에 혼자 귀촌했고, 60대 중반이 넘은 지금까지도 시골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족 없이 혼자 귀촌했을 때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혼자-귀촌해-조용한-아침을-보내는-중년-남성-모습
혼자 귀촌해 조용한 아침을 보내는 중년 남성 모습

1. 혼자라서 좋은 점 - 내 삶을 내 방식대로 꾸릴 수 있다

가족과 함께라면 결정 하나 내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배우자의 생각, 자녀의 학교, 직장 문제 등으로 '귀촌'이라는 선택 자체가 쉽지 않죠. 하지만 혼자라면 훨씬 단순해집니다.

 

  어디서 살지, 어떤 집을 구할지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온전히 내가 정할 수 있고

  조용한 삶 속에서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침마다 볶음 커피를 마시고, 마당에 심은 채소를 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나답게 살아간다는 건 큰 만족입니다.

 

또 한 가지, 혼자 사는 가장 큰 장점은 '갈등이 없다'는 겁니다. 가족과 함께 살 땐 사소한 생활 습관 하나로도 다툼이 생기곤 했죠. 지금은 그런 소모적인 일이 사라졌습니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텃밭을 돌보다 보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걸 느낍니다.

2. 외로움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혼자 시골에 살다 보면, 외로움이 불쑥 찾아오는 날이 많습니다.

 

  주말 저녁에 혼자 밥을 먹다가 문득 가족 생각이 떠오르면 마음이 허전해지고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집안에 문제가 생기면 누구 하나 도와줄 사람 없고

  겨울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적막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저도 처음엔 "혼자 사는 거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외로움은 피할 수 없는 감정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마을 회관에 가끔 들르고, 농협 직원들과 가볍게 인사 나누고, 이웃과 김치 한 포기라도 주고받는 식으로 관계를 이어갑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시골에서는 이런 관계가 하나둘 쌓이면 버팀목이 됩니다. 마을 잔치나 경로 행사에 나가보면, 말없이 옆에 앉아 주는 사람만 있어도 든든하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3. 혼자 귀촌했을 때 꼭 챙겨야 할 것들

•  지역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이라면 너무 외진 곳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읍내와 가까워 병원이나 마트를 이용하기 쉬운 곳부터 시작해 보세요. 자동차 없이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곳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  건강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혼자 살 땐 몸이 아프면 모든 삶이 무너집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고, 낙상 방지 매트(바닥에 깔아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안전 매트)나 응급 연락망도 꼭 챙겨야 합니다.

 

•  하루 루틴을 만들어두세요

 

시간이 너무 많다 보면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저는 아침 산책, 밭일, 독서, 간단한 유튜브 시청 같은 일정으로 하루를 규칙 있게 보냅니다. 주말에는 근처 장터 구경을 가거나, 혼자 밥 해 먹기 귀찮을 땐 식당에서 밥 한 끼 사 먹는 것도 하루 루틴의 일부입니다.

 

이런 소소한 일상의 반복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붙잡아주고,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중심을 잡아줍니다.

4. 혼자 사는 게 익숙해진 사람들의 공통된 말

귀촌 모임에서 혼자 사는 중장년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나한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좋아요"

  "간섭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편하고 좋습니다"

 

  "혼자 사는 게 처음엔 걱정됐는데,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가족과 거리가 생기니까 오히려 사이가 더 좋아졌어요"

 

혼자 살면 불안할 것 같지만, 오히려 안정감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식에게 얽매이지 않고, 배우자와도 적당한 거리를 두며, 각자 삶의 중심을 지켜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5. 귀촌 전에 스스로에게 꼭 물어봐야 할 것들

혼자 귀촌을 고민하고 있다면, 아래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세요.

 

  외로움을 혼자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까?

  몸이 아플 때 연락할 사람이 있긴 할까?

 

  조용한 환경이 나랑 잘 맞을까?

  생활비는 어느 정도 준비돼 있나?

 

이 질문에 대부분 "그래도 할 수 있겠다"는 답이 나온다면, 혼자라도 귀촌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머뭇거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일단 시작하면 의외로 길이 열립니다.

마무리하며

혼자 귀촌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하고 감당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준비만 잘 돼 있다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혼자라 외롭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 외로움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이 정해준 방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혼자 산다는 건, 결국 내 삶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입니다. 그 각오가 되어 있다면, 혼자 귀촌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함께 사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느냐입니다.

 

지금 혼자 귀촌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망설이지 말고 움직여 보세요. 시도해 봐야 내 삶에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혼자여서 가능한 삶, 분명히 해볼 만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