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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귀농창업자금, 주택구입자금 과연 받는 게 좋을까요?

by 조삿갓 2024. 10. 31.

귀농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농업창업자금과 주택구입자금 지원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정부 지원 자금이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오히려 부담이 되진 않을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귀농 후 제가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 지원자금의 현실적 위험과 한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목 차 ]

1. 정부 귀농 지원자금의 이해

2. 귀농 지원자금의 현실적 위험과 한계

3. 맺음말 : 안정적인 귀농을 위한 제언

농촌-들판에서-일하는-트랙터
농촌 들판에서 일하는 트랙터

1. 정부 귀농 지원자금의 이해

정부는 귀농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크게 두 가지 자금을 지원합니다. 바로 농업창업자금과 주택구입자금인데요, 각각의 특징과 지원조건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농업창업자금은 실제 농사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입니다. 최대 3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이 자금으로 농지를 구입하거나 농사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고, 농기계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둘째, 주택구입자금은 귀농인이 살아갈 집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입니다. 최대 7천5백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기존 농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새로 집을 지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자금 모두 상환 조건은 동일합니다. 연 2%의 금리가 적용되는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상환 기간은 총 15년으로, 처음 5년간은 이자만 납부하는 거치 기간이고, 이후 1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조건만 보면 일반 은행 대출보다 훨씬 유리해 보입니다. 실제로 금리도 낮고 상환 기간도 긴 편이죠. 하지만 이런 유리한 조건의 이면에는 귀농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여러 가지 현실적 위험과 한계가 존재합니다.

2. 귀농 지원자금의 현실적 위험과 한계

정부 지원자금은 얼핏 보면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귀농 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위험과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런 위험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대출금 상환 부담

정부 귀농지원 자금 대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매달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상환 부담입니다. 농사는 대부분 연간 1회 수확을 통해 수입이 발생하는데, 대출금은 매달 상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쌀농사의 경우 10월에 수확하여 수입이 생기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정기적인 수입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대출금은 매달 갚아야 하는 거죠.

 

특히 5년간의 거치 기간이  끝나면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하는데, 월별 상환 금액이 크게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농업창업자금으로 3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거치 기간 동안에는 매월 이자 50만 원 정도만 납부하면 되지만, 거치 기간이 끝난 후에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매월 300만 원 정도 상환해야 합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원금 상환이 시작되기 전에 자신의 예상 수입으로 매월 상환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2) 자금 사용의 제약으로 비용 증가

정부 지원자금은 사용 규정이 매우 엄격합니다. 지원자금으로 구입하는 모든 물품은 새것이어야 하며, 반드시 정식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야 비용으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상태 좋은 중고 농기계나 시설자재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지 못해 지출이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농기계의 경우 개인으로부터 상태가 양호한 중고품을 부가세 없이 싸게 구입할 기회가 있더라도, 정부 지원금으로는 구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세금계산서 발행이 가능한 구입처에서 부가세 10%를 별도로 내고 새 농기계를 구입해야 하므로 비용이 크게 늘어납니다.

 

농사용 비닐하우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고 자재를 사용하면 평당 4-5만 원 정도면 설치할 수 있지만, 새 자재를 사용하면 평당 8-10만 원이 듭니다. 만약 200평 규모의 하우스를 설치할 경우 중고 자재는 800-1,000만 원 정도면 되지만, 새 자재를 사용하면 1,600-2,000만 원까지 비용이 올라갑니다.

3) 초기 실패의 위험성

귀농 초기에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실패를 겪을 수 있습니다. 농업은 자연을 상대하는 일이라, 이론적인 지식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봄철 늦서리에 의한 냉해, 여름 폭염으로 인한 열해, 가을 태풍 피해 등 자연재해는 경험 많은 농민들도 피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초보 귀농인은 이러한 위험에 대처할 노하우가 부족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병충해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같은 병충해라도 발생 시기와 강도에 따라 대처법이 달라지는데, 오랜 경험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특히 친환경 농법을 적용할 경우 병충해 관리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자연재해나 병충해로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농작물 전체가 피해를 입으면, 귀농인은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받게 됩니다. 특히 정부지원 자금으로 농사를 시작한 경우 수입은 감소하거나 없어지는데, 매월 갚아야 할 대출금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4) 농산물 시장 불확실성 

농산물 시장의 높은 변동성도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합니다. 같은 작물이라도 시기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고, 때로는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귀농인들이 주로 재배하는 작물은 진입장벽이 낮아 많은 농가가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방울토마토나 딸기  같은 인기 작물은 수확기에 공급 과잉으로 산지가격이 폭락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격 변동이 심한 작물들은 기대한 수익을 얻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대출금 상환에 차질이 생깁니다. 특히 귀농 초기에는 시장 변동에 대응하는 경험이 부족해 타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5) 담보 설정의 위험

대부분의 귀농자금 대출은 금융기관이 담보를 요구합니다. 이때 제공하는 담보는 보통 농지나 주택인데. 만약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농촌 부동산은 도시와 달리 유동성이 매우 낮습니다. 즉, 필요한 경우 빨리 팔기도 어렵고, 팔더라도 원하는 가격을 받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3. 맺음말 : 안정적인 귀농을 위한 제언

정부의 귀농 지원자금은 낮은 금리와 긴 상환 기간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러 위험 요소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지원하는 농업창업자금과 주택구입자금을 활용할 때 당장의 유리한 조건만 보지 말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귀농은 새로운 삶의 시작입니다.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 실제 농사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초기 자금 계획은 신중하게 세워야 하며, 가능하다면 자기 자본을 중심으로 시작해 점차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준비와 계획이 뒷받침된다면, 귀농 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